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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영화 추천] 연쇄살인범을 따라하는 연쇄살인범? 1995년 영화 『카피캣 (Copycat)』 리뷰 (줄거리 및 결말..)

윤송삼 2025. 6. 25. 19:39

 

 
요즘 심리 스릴러들 보면 “이거 어디서 본 느낌인데?” 싶을 때 많잖아요?
그럴 때마다 제가 찾는 영화가 바로 이 1995년작《카피캣》이에요. 제목부터 너무 강렬하죠?
진짜 copycat, 그러니까 다른 범죄를 따라하는 살인범이 등장하는 영화예요. 90년대 영화라서 촌스럽진 않을까 싶겠지만, 전혀요!!! 오히려 그 당시 특유의 무겁고 건조한 분위기 덕분에 지금보다 훨씬 리얼하고 섬뜩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럼 지금부터, 이 숨은 걸작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볼게요!! ㅎㅎ
 
 


 
 
 

줄거리: 트라우마에 갇힌 여성 범죄 심리학자

주인공 헬렌 허드슨(시고니 위버)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범죄 심리학자예요.
연쇄살인범의 심리를 분석하고 행동 패턴을 예측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고, 실제 수사에도 참여해 명성을 쌓아온 인물이죠.
그녀는 강의에서도 “연쇄살인범은 패턴이 있고, 습관이 있으며, 그들만의 '서명(signature)'이 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어느 날, 그녀는 연쇄살인범 중 한 명인 대리 컬럼(해리 코닉 주니어)에게 강연 중 기습 공격을 당해요.
화장실에서 목을 졸리고 칼로 위협당한 충격은 그녀를 단숨에 광장공포증(agoraphobia) 환자로 만들어버렸고,
그 이후 그녀는 철저히 폐쇄된 샌프란시스코의 아파트에서만 살아가게 됩니다.
온갖 잠금장치와 보안 시스템, 카메라가 설치된 집 안에서 헬렌은 외부와의 접촉을 거의 끊고 살아가죠.
말 그대로 세상과 단절된 삶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샌프란시스코 경찰 소속의 형사 M.J. 모너한(홀리 헌터)과 파트너 루비
한 연쇄살인 사건 수사를 위해 헬렌을 찾아옵니다.
첫 피해자는 젊은 여성이었고, 방법이 너무도 “특정한 연쇄살인범”의 수법과 일치했죠.
헬렌은 이 사건이 단순한 살인이 아니며, 과거 실제 있었던 연쇄살인을 모방한 범죄라고 직감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살인들이 계속 발생합니다.
범인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죽이지만, 그 모든 수법이 과거 유명한 연쇄살인범들의 범죄와 정확히 일치해요. 예를 들어, 앨버트 피시, 보스턴 교살자, 조디악 킬러, 테드 번디 등 실제로 존재했던 범죄자들이요.
헬렌은 자신의 방 안에서 범인의 패턴을 분석하며 경찰에게 조언을 주지만, 그 와중에 그녀 자신도 점점 불안해져요. 왜냐면 이 범인은 단순히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헬렌에게 강박적으로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하거든요.
범인은 헬렌의 아파트 내부를 들여다보는 듯한 언행을 하고, 그녀가 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전화, 보안 시스템까지 모두 해킹해버려요.
헬렌은 점점 자신이 과거에 분석했던 연쇄살인범들과 너무도 비슷한, 그러나 훨씬 더 교묘하고 위험한 ‘카피캣’을 마주하게 된 걸 깨닫습니다.
 
영화의 중반부는 헬렌과 모너한 형사의 관계가 점점 깊어지는 과정이 그려져요.
모너한은 남성 중심의 경찰 조직 안에서 실력으로 인정받는 강단 있는 인물이에요. 처음엔 헬렌을 그저 참고 자료로만 여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헬렌의 불안과 고립감, 그리고 그녀가 짊어진 공포의 무게를 이해하게 되죠.
한편, 헬렌은 더 이상 감정적으로 중립적인 분석가로 남을 수 없게 돼요.
범인은 점점 더 그녀를 조롱하고 압박하고, 자신이 과거에 연구했던 살인범들을 하나하나 따라하면서 마치 "너는 날 막을 수 없고, 이건 네 책임이야"라고 말하는 듯 행동하거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범인은 자신의 범죄를 멈추지 않을 거라는 걸 증명하듯, 헬렌의 집에 침입하려고 시도하고, 모너한의 파트너 루비까지 공격하면서 상황은 폭발 직전까지 치닫습니다.
 
 
 


 

 

❗(주의)결말 포함❗

– 카피캣의 정체, 그리고 마지막 대면

결국 범인은 피터 폴리(윌리엄 맥나마라)라는 청년으로 밝혀져요.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살인범들을 동경하고 수법을 연구해온 사이코패스였고,
헬렌이 쓴 논문과 책, 방송 인터뷰까지 전부 수집해 완벽한 모방범죄 플랜을 세운 인물이었어요.
피터는 마지막으로 헬렌을 직접 죽이며 자신의 ‘최종 범죄’를 완성하려 해요.
그녀가 트라우마로 가장 취약한 상태일 때 공격하기 위해, 헬렌의 아파트를 침입하죠.
하지만 헬렌은 마침내 공포를 이겨내고 침착하게 대응하며, 모너한 형사의 도움으로 피터를 저지하는 데 성공해요. 헬렌은 비명을 지르며 자신을 방어했고, 피터는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헬렌은 처음으로 혼자 집을 나서요.
짧은 순간이지만, 그 장면은 그녀가 자신의 고통을 딛고 다시 삶으로 걸어나가려는 순간을 상징해요.
 
 


 
 

리뷰: 여성이 주도하는 스릴러의 정석

《카피캣》은 단순한 범죄 수사물이 아니에요.
여성 두 명이 중심이 되어 사건을 이끌고,
트라우마와 공포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지금 봐도 너무 선구적이에요.
특히 헬렌과 모너한 두 여주인공의 조합이 너무 좋아요.
헬렌은 불안하지만 똑똑하고, 모너한은 작지만 강하고 절대 흔들리지 않아요.
그런 두 여자가 서로 믿고 협력하면서 범인을 잡아가는 과정이 진짜... 그 어떤 남성 중심 스릴러보다 긴장감 있고 몰입도 넘쳐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 하나.
“공포를 이겨내는 방법은, 그 안으로 들어가 마주하는 것”
헬렌이 집을 나서는 마지막 장면에서 저는 울컥했어요.!!ㅜㅠㅜ